우리는 왜 소설을 읽고 시를 찾는 걸까요? ‘왜 읽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문학의 기능에서 찾아보겠습니다.
흔히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재미를 위해 그리고 배움을 위해.
재미를 위한 것을 쾌락적 기능, 전문 용어로는 미적 구조라고 하고, 배움을 위한 것을 교시적 기능, 인식론적 구조라고 봅니다.

1) 쾌락적 기능
쾌락적 기능을 이해하기 위해 아리스토텔리스가 살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보겠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문학의 교훈성을 강조한 플라톤의 모방론ㅡ사실은 모사론, 진리를 정확하게 모사할 수 없기 때문에 모방은 사람의 정신을 진리에서 멀어지게 한다. 따라서 철인 정치를 하는 이상국에서는 시인을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ㅡ과 반대되는 이론을 펼쳤습니다.
비극을 예로 들어, 연민과 공포라는 상반된 감정을 하나의 문학 속에 융합하여 카타르시스의 효과를 낸다고 말했는데요. 사람들은 ‘실제’보다 그 실제를 잘 '모방'한 것에서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콜리지는 “모든 예술의 본질은 미를 매개로 쾌락을 목적을 위해 정서를 자극함에 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그의 낭만주의 문학론의 토대가 되는 이야기이자 문학의 쾌락적 기능을 요약한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쾌락을 문학의 최대 기능으로 보기에는 여러 문제들이 있습니다. 쾌락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그마다 질적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최재서는 <문학원론>에서 이렇게 언급했습니다.
“쾌락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 하등 감각에서 오는 관능적 쾌락도 있고, 시청각에서 오는 감각적 쾌락도 있고, 이지에서 오는 지적 쾌락도 있다. 그러나 쾌락은 단순한 것들만은 아니다. 복잡하고 광범위한 체험을 경험할 때 좀 더 넓고 깊은 영속적 쾌락이 발생한다. ㅡ이러한 의미에서 최상의 쾌락을 확보하는 게 모든 예술의 목적이며, 무학은 가장 높은 질과 영속성을 지향한다.ㅡ”
‘외설적 문학이나 잘못된 쾌락 인식으로 쓰인 문학’이 ‘문학’의 질을 저해하고 있는 광경을 볼 때, 그가 말한 쾌락의 질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문학적 쾌락은 칸트가 말했던 무관심의 즐거움, 종교적 경지에서 얻어지는 것을 이상으로 해야 하지 않을까요.
2) 교시적 기능
문학이 삶에 교훈적 의미를 가지는지, 아닌지에 대한 논의는 오래전부터 계속되어왔습니다. 특히, 동양에서는 교시적 기능이 전통적으로 강조되어 왔습니다. 공자는 “시삼백 일언이폐지 사무사(詩三百 一言以蔽之曰 思無邪)”라 하여 “삼백편의 시는 한 마디로 말해 사악함이 없다.”며 시의 도덕성을 강조해 왔습니다.
로마의 서사시인인 루크레티우스는 당의설을 주장하며 문학의 교시적 기능을 합리화했습니다..
“의사가 어린아이에게 약을 먹이려 할 때 그릇의 겉에 꿀을 칠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꿀에 속아서 쓴 약을 마신다. 그와 마찬가지로 아직 철학의 맛을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쓴 내용물을 마시게 하기 위해, 나는 나의 추리를 운문으로 된 달콤한 노래로 여러분에게 바치려 했다. 시라는 꿀을 바르면 독자의 마음을 끌 것이고 독자는 유익성을 섭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주장은 우리에게 문학의 공리성을 그럴 법하게 이해시키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당의설은 고전학파에 이르러서는 문학 교훈설로 굳어지고 공리성이 강조돼 마르크스 문학 이론 같은 극단적 이론으로 발전해 나가기도 했습니다.
문학에 있어서 교훈적 요소는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학이 어느 사상이나 이념 선전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문학의 일관된 논리라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3) 종합적 기능
사실 문학의 기능을 위의 두 가지로 양분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일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언제나 유기적으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괴테는 “위대한 작품은 우리를 가르치지 않고 우리를 변화시킬 뿐이다.”라고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어, 조선시대 유교적 관념에서 소설을 경원시했던 때에도 뜻있는 학자들은 소설을 옹호했습니다. 인생의 무료함을 달래는 파한의 기능과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르침을 주고 때로는 역사를 보완해서 이해시키는 유익함의 기능을 강조하며, 좋은 소설은 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고 했습니다.
소설가 구인환의 말은 문학의 종합적 기능을 잘 설명하고 있는데요. 그가 이야기 한 말로 마무리 짓도록 하겠습니다.
“문학의 기능은 독자에게 보다 고차적인 정신적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인생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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